왜 옛 어른들은 남자들이 부엌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을까
부엌 문턱은 차별이 아니라 분업의 선이었고, 성 역할과 무관하게 부가가치 높은 쪽에 자원을 집중하는 이 논리는 지금도 유효하다.
오래 전, 어르신들 중에 당신네 아들은 부엌 문턱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호통치시던 것은, 현재 시각에서 보면 당근 구시대적이고 가부장적 발상이다. 그러나 그 시대로 돌아가 문턱 안을 들여다보면, 나름 냉정한 경제 논리도 있다.
당시에는 남자의 경제 활동 참여 기회가 확률적으로 높았고, 급여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가난은 모든 것을 치밀하게 계산하게 만든다. 한정된 자원으로 누가, 무엇을 해야 가장 효율적인지 본능적으로 찾아야 한다. 가정이 하나의 작은 기업이라면, 가사 노동은 그 기업이 원활하게 굴러가게 하는 필수 운영 업무이다.
그러나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더 급하다면, 한정된 체력과 정신을 부가가치가 높은 쪽, 즉 돈 버는 일에 몰아주는 편이 일을 분담하는 것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말하자면 부엌 문턱은 차별의 경계가 아니라, 생존과 효율을 위한 분업의 선이 된다. 모두가 모든 일을 조금씩 나눠 지는 것보다, 각자가 한 가지를 확실히 책임지는 편이 살아남을 확률을 높인다.
이 논리는 시대가 바뀐 지금도 유효하다. 가사 노동은 중요하고 필수적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자체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생산 활동은 아니다. 그렇기에 냉정하게 부가가치를 기준에 두고,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쪽에 체력과 정신을 집중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성 역할론과 철저히 무관하게 부가가치에만 집중해야 한다. 만약 맞벌이라면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도입은 물론이고 정리하고 청소할 거리 자체를 줄이는 등 가사노동에 들어가는 시간을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줄여야 한다. 자신의 시간당 부가가치를 계산해서 가사도우미의 손을 빌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되면 이또한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