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생각 · 2026.05.02

성실한 자와 게으른 자 중에 누가 더 효율화와 자동화에 진심일까

자동화는 반복을 견디는 성실함이 아니라, 다시는 하기 싫어 구조를 만드는 부지런한 게으름뱅이에게서 나온다.

성실한 사람은 반복을 견딘다. 매일 같은 일을 묵묵히 처리하는 데서 보람을 느끼고, 그 노동 자체가 자신의 정체성이 된다.

게으른 사람은 다르다. 같은 일을 두 번 하는 걸 못 견딘다. 이 반복은 짜증을 유발하고 자동화는 바로 그 짜증에서 촉발된다.

하지만, 순수한 게으름은 일을 미루고, 떠넘기며 피할 뿐 시스템을 만들지는 않는다. 따라서 자동화는 "절대 다시 하기 싫다"는 동기와, "대신 해 줄 구조를 만들어 내고야 말겠다"는 끈기가 만나야 비로소 완성된다.

그러니 효율화에 진심인 사람은 게으른 자도, 성실한 자도 아니다. 게으르고 싶어서 성실해진 사람이다. 말하자면 부지런한 게으름뱅이.

나도 바이브코딩으로 워크플로 하나 만드느라 며칠을 갈아 넣는다. 같은 일을 내 손으로 반복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싫어서다. 그냥 꾹 참고 손으로 또 직접 했으면 30분이면 끝났을 일을.

비효율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만든 시스템은 그 뒤로 몇 달, 몇 년간 대신 일해준다. 게으르려고, 기꺼이 부지런을 떤 셈이다.

가장 부지런한 자동화는, 가장 게으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다. 덜 일하기 위해, 더 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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